인류 진화 과정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아 호모 사피엔스, 미국 역사의 시작이 된 선박 메이플라워호,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. 바로 한곳에 머물지 않고 다른 땅을 찾아 ‘이주’했다는 것인데요. 책 『이주하는 인류』 저자 샘 밀러는 이주민을 “한 문화에서 다른 문화로 옮겨간 사람”으로 폭넓게 정의합니다. 꼭 멀리서 멀리로 이동하는 게 아닌, 문화를 바꾸는 것까지 넓은 이주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죠. 그러면서 ‘인간은 지상에 사는 그 어떤 포유류보다 더 강한 이주 본능을 지니고 있다’고 강조합니다.
프로덕트 디자이너 Jamie가 ‘회사를 옮기는 게 이민처럼 느껴졌다’고 말할 때 고개를 크게 끄덕일 수밖에 없던 이유이기도 한데요. 11년 차 프로덕트 디자이너 Jamie가 당근이라는 조직으로 이민, 아니 이직해 온 여정은 어땠는지, 그 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.
안녕하세요, 당근 Search & Discovery 부문에서 검색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Jamie입니다. 2021년 11월부터 함께 했으니 입사한 지 어느덧 2년이 되어가네요.
그동안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크고 작은 규모의 회사에 다니면서 핀테크, 메신저, B2B 등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었어요. 재직했던 회사들은 서비스뿐 아니라, 제품을 만드는 방식, 문화, 채용의 기준 등 모두 매우 달랐어요. 이직을 여러 번 해 봤지만, 항상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. 저는 회사를 옮기는 건, 흡사 이민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해요. 어떤 사람들과 어떤 문화에서 무슨 일하는지에 따라 제 일상이 바뀌게 되잖아요. 따져보면 집보다 회사에 있는 시간이 훨씬 많기도 하고요. 회사에 따라 제 사고방식, 일을 대하는 태도, 대화 주제 등 삶의 다양한 것이 크게 영향받을 수 있으니, 제게 좋은 회사를 선택하는 게 어렵지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.
제 나름의 기준에 딱 맞는 회사였기 때문인데요. 여러 번의 이직을 통해 제가 원하는 커리어와 기업 문화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어요. 그러면서 회사를 볼 때 중요한 가치와 선택 기준도 생겼고요. 그렇게 회사를 찾다 보니 당근에 오게 되었네요. 제가 회사를 고르는 기준은 3가지였어요.
특히 10년 차에 접어들면서,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폭과 그 안에서 제 성장도 고민했었어요. 당근에서 지난 2년간 제 모습을 되돌아보면, 감사하게도 위 기준들에 부합하는 회사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.
| 첫째,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인가?
입사 전에도 당근은 체계적인 데이터 분석과 실험 문화도 잘 갖춘 동시에, 좋은 제품을 위해서라면 새로운 툴이나 시스템의 변화도 유연하게 바꾸며 발전하는 곳으로 익히 들어왔어요. 입사해 보니 정보를 잘 공유하는 시스템 또한 잘 정착되어 있더라고요. 또 매주 전사가 모이는 팀 미팅, 디자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리뷰 미팅 등 서로 고민과 시도를 나누는 문화가 일상적이에요. 이 덕분에 큰 방향성을 서로 맞출 수 있고, 더 좋은 의사결정도 잘할 수 있어요. 이전에 재직한 회사 중 하나는 규모는 매우 컸지만, 정보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이고 공유가 잘되지 않아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어렵다고 느낀 적도 있었어요. 그래서 정보의 공유가 물 흐르듯 오픈된 문화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, 당근에 와서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어요.
| 둘째, 함께 일하는 동료를 존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는가?
둘째로는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문화에 관한 이야기예요. 이건 입사 후뿐만 아니라, 제 채용 과정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어요. 최종 면접으로 컬쳐 면접을 보던 날, ‘컬쳐 면접이니 의례 적인 단계는 아닐까?’라고 생각했는데 이 생각이 완전히 깨졌어요. 당시 면접관분들 모두 제가 어떤 사람인지, 일을 어떻게 대하고, 최종적으로 가진 목표는 무엇인지 등 저에 대해 진심으로 궁금해하셨고, 당근이 추구하는 기업 문화에도 잘 맞는 사람인지 정말 꼼꼼하게 검증하셨어요. 지원자로서 좀 긴장되면서도, 동시에 제가 어떤 사람인지가 당근에서는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. 함께 일할 사람을 잘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, 적극적이고 또 진지하게 지원자를 살펴보는 거죠. 이렇게 채용하기 때문에, 당근에서 일할 때는 업에 대해 비슷한 지향과 가치관을 가진 동료들과 일할 수 있고, 좋은 문화를 함께 만들 수 있어요. 저는 일을 통한 성장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를 잘 배려하고 넓게는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지속가능함도 당근의 핵심 문화라고 생각하는데요. 제게 당근은 커리어의 성장과 심리적 안정감이라는 균형이 잘 갖춰진 곳이에요.
| 셋째, 회사가 성장할 여지가 크고, 그 성장에 내가 크게 기여할 수 있는가?
마지막으로,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겠다는 기대도 컸어요. 당근은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가는 중이에요. 중고거래 서비스가 잘 성장한 동시에, 지역 생활 커뮤니티라는 비전을 그리며 하이퍼로컬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어요. 사용자층은 두껍고 크지만, 여전히 더 성장하고자 하는 영역이 많아서 더 큰 변화를 만들어 보고 싶은 메이커들에겐 매력적인 곳이에요.